지난해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는 연례 글로벌 기술 보고서를 통해 AI 시장 규모가 2023년 1,850억 달러에서 2027년 7,800억~9,9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AI 기술의 성장은 환경, 의료, 금융,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에서 큰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AI의 발전은 허위 정보의 확산, 기업의 중요한 데이터 및 개인정보 유출, 윤리적 문제, 에너지 소비와 환경 문제 등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 AI 산업의 빠른 성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AI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AI 산업 성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AI 산업 발전과 데이터센터 수요
AI가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복잡한 연산을 처리하려면 전 세계의 데이터를 모아 처리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합니다. 최근 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 역시 크게 늘고 있는데요.
출처: 동아일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량이 2022년 약 460TWh(테라와트시)에서 2026년 최대 1,050TWh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022년 한국의 전체 전력 소비량이 568TWh였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엄청난 규모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미국 전력연구소에 의하면, 구글 검색은 건당 평균 0.3Wh의 전력을 소모하지만, 챗GPT는 그 10배에 달하는 2.9Wh를 쓴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미지나 영상은 텍스트보다 전력 소모량이 40~60배에 달한다고도 합니다.
데이터센터 확장과 환경 문제
출처: freepik
데이터센터 수요의 증가는 여러 가지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로 이어집니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전력은 대부분 화석연료 기반이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운영에 쓰이는 전력량이 증가할수록 탄소 배출도 증가합니다. 또한 데이터센터의 냉각 시스템을 운영하려면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죠.
전 세계 국가와 기업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할수록 데이터센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다양한 산업에 더해진 AI 기술은 우리 삶에 다양한 혁신을 가져다주지만, 데이터센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AI가 가진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최근 전 세계는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화석연료와 같은 전통적 전력 생산 방식 대신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적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 에너지는 화석연료보다 비용이 비싸며, 친환경 에너지로는 빠르게 증가하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해요.
앞으로 AI의 발전 방향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2. 기업들의 탄소 배출 절감 노력
앞서 AI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해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고 소개했는데요. AI 발전이 에너지 소비량 증가로 지적을 받게 되자 관련 기업들은 탄소 배출을 절감하기 위해 효율적인 AI 모델을 개발하거나 데이터센터를 친환경적 방법으로 건설하고, 기업의 중장기 목표로 탄소 배출 절감을 내세우는 등의 계획을 발표하고 있어요.
데이터 및 AI 선두 기업 SAS가 발표한 ‘2025년 AI 트렌드 전망’에 따르면, 2025년에는 에너지 효율이 좋은 AI 모델 개발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어요.
최근에는 AI 가속기(AI Accelerator)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AI 가속기는 각종 정보 처리와 연산을 가속화하도록 설계된 특수 목적의 하드웨어 장치를 말하는데,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AI 가속기는 다수의 연산을 동시에 수행해 연산 속도를 크게 향상하는 병렬 처리, 낮은 전력으로 높은 연산 처리 성능을 유지하는 전력 효율성, AI와 딥러닝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연산 구조를 제공하는 최적화된 연산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AI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지금,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 구글
출처: 구글
지난 2024년 구글이 발표한 연례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부터 4년간 약 48% 증가했다고 합니다. AI 시스템을 지원하는 데이터센터 확장이 주요 원인인데요. 구글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흡수량을 늘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MS
출처: MS
MS는 전 세계적으로 300개 이상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2020년 이후 MS의 탄소 배출이 30%가량 증가했다고 합니다. MS는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대만 리얼텍 등 주요 공급업체에 2030년까지 100% 무탄소 전기를 사용하도록 요구하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흡수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 아마존
출처: 매일경제
아마존은 지난 12월 AI로 설계된 탄소 제거 소재를 데이터센터에 시범 적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아마존이 발표한 탄소 제거 소재는 기존 탄소 상쇄 비용보다 저렴하고, 필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도 기존 제품보다 50% 적어 친환경적이라고 합니다.
또한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차세대 데이터센터 설계 방식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과 AI 워크로드 기능을 강화하는 기능을 지난해 말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 방식은 간소화된 전기 배전과 기계 시스템을 포함하는데, 전기로 인한 장애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 삼성 SDS
출처: 지디넷
삼성 SDS는 국내에서 5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데, 최근 AI와 반도체 관련 GPU 서버가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삼성 SDS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2026년까지 고효율·고성능 하드웨어를 자체 설계하고, 2027년에는 신재생 기술 기반 넷제로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오늘은 AI의 발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데이터센터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을 살펴봤는데요. 지금까지 AI 발전을 기술적인 면에만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환경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AI는 우리 일상에 더욱 깊숙이 스며들어 더욱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텐데요. AI 활용을 통한 혁신과 환경보호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데이터센터의 효율성 개선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