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2025년을 ‘세계 양자과학 및 기술의 해’로 지정했습니다. 1925년 독일의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양자역학의 기초를 정립한 지 올해로 딱 100년이 되기 때문인데요.
양자컴퓨터는 현존하는 슈퍼컴퓨터보다 30조 배 빠른 연산 능력이 있어 신약 개발이나 화학, 금융, 에너지 등 산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문제를 풀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와 글로벌 기업들은 앞다투어 양자컴퓨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어요. 양자컴퓨터가 무엇인지 전 세계는 양자컴퓨터 발전에 대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양자컴퓨터란
1) 슈퍼컴퓨터보다 빠른 양자컴퓨터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란, 양자역학적인 특성을 활용해 자료를 처리하는 컴퓨터를 말합니다.
기존의 컴퓨터는 정보를 0과 1로만 이루어진 이진수를 사용해 비트(Bit) 단위로 저장하고 처리하지만, 양자컴퓨터는 0, 1, 그리고 0과 1이 공존하는 큐비트(Qubit) 단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양의 정보를 기하급수적으로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요.
이론적으로 양자컴퓨터는 현존하는 슈퍼컴퓨터로도 수백 년이 걸리는 문제를 단 몇 초 만에 풀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지난해 말, 구글은 슈퍼컴퓨터가 10셉틸리언(10의 25제곱)년에 걸쳐 푸는 문제를 5분 만에 푸는 양자 칩 ‘윌로우(Willow)’를 발표하기도 했어요.
2) 빠르게 성장하는 양자컴퓨터 시장 규모
출처: 2024 양자정보기술 백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미래양자융합포럼과 함께 얼마 전 발간한 ‘2024 양자정보기술 백서’에 따르면, 양자컴퓨터, 양자센싱, 양자통신 분야를 모두 합친 전 세계 양자기술 시장의 총규모는 2024년 15조 1,848억 원입니다. 연평균 21.3%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양자기술 전체 시장은 2031년에 58조 6,05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출처: 2024 양자정보기술 백서
한편, 국내 양자기술 시장은 2024년 1,568억이며, 22.1%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해 2031년에는 6,328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2. 글로벌 기업의 양자컴퓨터 개발 소식
양자컴퓨터 산업은 크게 하드웨어 제조, 소프트웨어 개발, 양자컴퓨터를 판매하는 서비스 산업 총 3가지로 구분되는데요. 이 중에서 하드웨어를 만드는 대표적 기업으로 구글, IBM, MS 등이 있어요.
1) 구글 윌로우
출처: 구글
지난 2024년 12월, 구글은 양자 칩 ‘윌로우(Willow)’를 발표했습니다.
윌로우는 지금까지 개발된 양자컴퓨터보다 더 많은 큐비트를 사용해 지난 30년간 이어진 양자 오류를 기하급수적으로 줄일 수 있고, 현존하는 슈퍼컴퓨터로 10셉틸리언(10의 25제곱)년이 걸리는 표준 벤치마크 계산을 5분 만에 수행한다고 하는데요. 10셉틸리언(10의 25제곱)년을 숫자로 표현하면 약 10.7조년이며, 이는 우주의 나이를 크게 넘어서는 엄청난 숫자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구글의 윌로우 칩이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의학과 AI,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끌어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2) IBM 퀀텀 헤론
출처: IBM
IBM 역시 지난해 11월, 제1회 IBM 퀀텀 개발자 컨퍼런스(IBM Quantum Developer Conference)를 개최하고, 새로운 양자 프로세서 ‘IBM 퀀텀 헤론(IBM Quantum Heron)’을 공개했습니다.
IBM 퀀텀 헤론은 IBM의 글로벌 양자 데이터 센터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현존 최고 성능의 IBM 양자 프로세서인데요. 퀴스킷(Qiskit: Quantum Information Science Kit)을 활용해 특정 클래스의 양자 회로를 최대 5,000개의 2큐비트 게이트 연산까지 정확하게 실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IBM 퀀텀 헤론은 2023년 IBM의 양자 유용성 시연에서 실행한 게이트 수의 약 2배를 실행할 수 있어 기존보다 약 50배 빠른 2.2시간 만에 데이터 처리를 완료했다고 합니다.
IBM은 IBM 퀀텀 하드웨어와 퀴스킷의 발전으로 사용자들이 첨단 양자와 기존 슈퍼컴퓨팅 자원을 결합해, 각자 강점을 결합한 새로운 알고리즘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어요.
3)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시: MS
지난해 11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톰 컴퓨팅(Atom Computing)은 세계 최초로 24개의 논리적 큐비트를 얽힘 상태로 구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얽힘 상태는 큐비트가 중첩되는 것으로, 양자컴퓨터 구현에 필수로 요구되는 기술이에요. MS의 이번 발표로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더욱 가까워진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한 논리적 큐비트에서 오류를 감지한 뒤 수정하고 계산을 수행하는 기능을 통해 큐비트의 기본 오류율을 41.5%에서 9.5%로 낮췄다고 발표했는데요.
MS와 아톰 컴퓨팅이 개발한 양자컴퓨터는 2025년 출시할 예정이며, 전문가들은 이번 출시가 양자 컴퓨팅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3.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가져올 변화
출처: bloomberg
1)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미칠 영향력
업계는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를 10년 안팎으로 보고 있어요.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우주, 국방, 에너지·정유·가스, 금융·보험, 물류·유통, 보건·의료, 화학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양자컴퓨터가 가져올 혁신에 기대를 반영하듯 AI에 이은 차세대 게임 체인저라고 보기도 합니다.
✔ 신약 개발: 분자와 화학 반응을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해 신약 개발 속도 단축
✔ AI와 머신러닝: AI와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학습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 최적화: 물류, 재무, 공급망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적화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
2) 국가 보안을 위협하는 양자컴퓨터 상용화
하지만 양자컴퓨터의 빠른 연산 속도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앞서 양자컴퓨터는 기존의 슈퍼컴퓨터보다 30조 배 빠른 연산 속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현재 널리 사용되는 공개키 암호화 시스템은 양자컴퓨터에 의해 쉽게 해독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요.
전 세계 정부와 기업이 양자컴퓨터의 공격으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보호하려면 새로운 보안 기술이 필요합니다. 양자 보안 분야에서는 양자 키 분배(QKD)와 양자내성암호(PQC)가 대표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QKD는 직접적으로 양자를 이용해 암호키를 나눠 가짐으로써 해커나 양자컴퓨터의 공격을 막습니다. 하지만 PQC는 양자컴퓨터로도 풀 수 없는 어려운 문제를 이용해 양자컴퓨터의 공격을 막는 방식을 이용해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국가와 기업들은 양자컴퓨터의 공격을 대비해 양자 보안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데요. 고객의 개인정보를 다루거나 보안이 중요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이라면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대비해 보안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2025년 새로 지정된 ‘세계 양자과학 및 기술의 해’를 기념해 양자컴퓨터의 정의부터 국내외 양자 기술 시장 규모와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현황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어요.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었을 때 산업 전반에 걸쳐 많은 혁신이 일어날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관련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면 양자컴퓨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우리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리 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