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역사 02] 최초의 이메일과 웹 브라우저 시장 흥망성쇠

인터넷 역사에서 이메일과 도메인 이름 시스템(DNS), 넷스케이프를 시작으로 펼쳐진 웹 브라우저 전쟁을 빼놓고 말할 수 없는데요. 최초의 이메일은 언제 왜 발송됐는지, 웹 브라우저 시장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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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05, 2024
[인터넷 역사 02] 최초의 이메일과 웹 브라우저 시장 흥망성쇠

지난 시간에는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의 개발 역사와 팀 버너스 리가 월드 와이드 웹을 만든 과정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번에는 최초의 이메일과 도메인 이름 시스템(DNS)의 개념과 탄생 배경, 웹 브라우저 시장에 대해 자세히 살펴 볼까요?

1. 최초의 이메일은 언제 생겼을까?

종종 인터넷과 웹을 동일시하지만, 사실 웹은 인터넷에서 동작하는 서비스 중 하나라고 지난 시간에 알려드렸죠. 이메일 역시 웹처럼 인터넷에서 동작하는 서비스입니다. 그렇다면 세계 최초 이메일은 언제, 왜 발송됐을까요?

1) 1971년, 최초의 이메일 발송

출처: freepik

1960년대 군사 목적의 ARPANET을 활용해 미국 전역의 국가 기관과 연구 기관이 데이터를 주고받았습니다. 최초의 이메일은 1971년 ARPANET에서 일하던 미국인 프로그래머 레이 톰린슨(Raymond Samuel Tomlinson)가 ARPANET 내부 네트워크에 연결된 다른 컴퓨터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처음 개발되었습니다. 

그는 ‘사용자 이름@대상 컴퓨터’ 형태를 사용해 3.5m 떨어진 다른 컴퓨터에 메시지를 보내는 데 성공했는데요. 위치 ‘at’을 의미하는 ‘@’은 이메일 주소 체계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이후 외부 네트워크와도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고, 정부 기관과 기업, 연구 기관 등은 이메일을 활발하게 활용해 데이터를 교환했습니다. 다수의 사용자에게 이메일 마케팅 메시지를 보내는 세계 최초 스팸도 이때 발송되었다고 하죠.

2) 1990년대, 이메일의 대중화

출처: 오마이뉴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이메일(Email)’이라는 용어는 1982년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인터넷의 대중적인 성장과 함께 이메일은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데요. 1990년대에는 개인에게 무료로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핫메일(Hotmail)과 야후 메일(Yahoo mail) 등 웹 기반 이메일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이메일은 대중적인 연락 수단으로 확산했습니다. 

한국은 1997년 다음(Daum)이 한메일(Hanmail)이라는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한메일은 3년 만에 회원 수 2천 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국내에서 이메일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2. 도메인 이름 시스템(DNS) 등장

최초의 인터넷인 ARPANET에 사용하던 NCP(Network Control Protocol)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980년대에 등장한 TCP/IP(Transmission Control Protocol / Internet Protocol)는 구조가 단순하고 호환성이 좋았는데요.1985년에는 DNS(Domain Name System)라는 도메인 이름 시스템이 등장했어요.

1) DNS란

출처: Performanceconnectivity.com

모든 컴퓨터 장치는 IP(Internet Protocol) 주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IP 주소가 있어야 원하는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것이죠.

DNS(Domain Name System)는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웹사이트 주소를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IP 주소로 변환하고, 그 반대로 변환합니다. 간단히 말해 인터넷 주소록 역할을 하는 것인데요. DNS는 사람들이 ‘192.158.1.38’과 같은 숫자열을 외울 필요 없이 기억하기 쉬운 ‘www.google.com’과 같은 주소를 주소창에 입력하면 원하는 웹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종종 DNS 서버가 먹통이 되어 주소를 입력해도 접속이 불가능할 때가 있는데요. 이때 해당 웹 사이트의 IP 주소를 기억하고 입력하면 정상적으로 접속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2) DNS는 왜 필요할까?

출처: Avast

인터넷 초기에는 특정 웹 사이트에 접속할 때 ‘192.158.1.38’과 같은 형태의 숫자를 입력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크게 성장하면서 숫자로 된 IP 주소를 일일이 기억하고 관리하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83년 등장한 것이 도메인 네임 시스템(DNS)입니다. 

USC의 폴 모카페트리스(Paul Mockapetris)는 문자로 된 주소를 숫자로 된 IP 주소로 변경되도록 하는 구조를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특정 사이트에 접속할 때 복잡한 숫자를 외울 필요 없이 외우기 쉬운 문자로 된 주소를 입력하기만 하면 돼 인터넷 사용이 간편해졌습니다.

3. 최초의 상용 웹 브라우저 넷스케이프(Netscape)

1990년대 초 월드 와이드 웹이 개발된 이후, 최초의 상용 웹 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 네이게이터가 공개됐는데요. 이 웹 브라우저를 만든 회사인 넷스케이프는 웹 브라우저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웹 브라우저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 보고, 넷스케이프의 역할을 소개할게요.

1) 웹 브라우저의 역사

출처: Statista

✅ 세계 최초 웹 브라우저 ‘월드 와이드 웹(WWW)’

최초의 웹 브라우저는 1991년 공개된 월드 와이드 웹(WWW)입니다. 하지만 월드 와이드 웹은 텍스트 정보만 표시할 수 있었고, 대중이 사용하기에는 접근 방법이 복잡한 것이 단점이었는데요. 

✅ 웹의 단점을 보완한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Netscape Navigator)’의 인기

마크 앤드리슨은 1993년에 이 점을 보완한 ‘모자이크(Mosaic)’라는 이름의 웹 브라우저를 처음 개발했습니다. 이미지도 표현할 수 있고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습니다. 

곧 마크 앤드리슨은 1994년 넷스케이프(Netscape)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하고,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Netscape Navigator)라는 브라우저를 무료로 공개했습니다. 이 브라우저는 당시 점유율 90%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인터넷의 폭발적 성장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의 독주

하지만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윈도우 95와 함께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를 선보이면서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윈도우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묶어 무료로 배포했는데, 윈도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별도로 설치해야 하는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 대신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였습니다. 

결국 익스플로러는 출시 4년 만에 시장의 75%, 1999년에는 웹 브라우저 시장의 99%를 차지하였고,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는 경쟁에 이기지 못한 채 2008년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 다양한 웹 브라우저의 등장

그 후 마크 앤드리슨은 비영리 단체 모질라(Mozilla)를 만들고, 2002년에 파이어폭스(Firefox)라는 브라우저를 출시합니다. 웹 브라우저 시장에는 그 외에도 Opera, 애플의 Safari, 구글의 Chrome 등 다양한 웹브라우저가 출시되어 인기를 끌었고,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윈도우 10과 함께 엣지(Edge)를 선보였으며, 2022년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지원을 종료했습니다.

✅ 최종 승자는 구글 크롬!

구글은 2008년 자체 웹 브라우저 크롬(Chrome)을 출시했습니다. 크롬은 출시 1년 만에 애플 사파리의 점유율을 따라잡고, 2년 후에는 파이어폭스 점유율을 넘어섰는데요. 출시 직후 무서운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던 크롬은 2012년 마침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였고, 2024년 5월 기준 전 세계 65.12%라는 높은 점유율을 자랑합니다.

2) 웹 브라우저 발전에서 넷스케이프의 역할

출처: ZDNET

웹 브라우저 전쟁에서 넷스케이프는 결국 패배했지만, 현대적 의미의 웹 브라우저 개념을 확립하고 시장이 이만큼 발전하는 데에는 넷스케이프의 역할이 컸습니다.

✅ 현대적 웹 브라우저 틀 확립

1994년 출시한 넷스케이프의 웹 브라우저 넷스케이프 1.0은 텍스트 중심의 월드 와이드 웹과 달리 이미지와 동영상, 음성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었고, 일반인도 복잡한 명령어 없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었어요.

✅ 인터넷 대중화 가속화

웹 브라우저 넷스케이프는 유료와 무료 버전이 있었지만, 대부분 일반인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무료라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웹 브라우저 시장을 빠른 속도로 독점할 수 있었고, 인터넷 대중화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 오픈 소스 운동

넷스케이프는 모질라(Mozilla)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통해 웹 브라우저의 소스 코드와 프로그래밍 방법을 개발자에게 공개했습니다. 오픈 소스 운동은 개인이나 기업이 필요에 따라 코드를 수정할 수 있도록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소스 내 버그를 찾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 오픈 소스는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주류 문화가 되었습니다.


1994년 넷스케이프가 처음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 웹 브라우저 시장에는 길지 않은 시간 치열한 경쟁이 있었고, 덕분에 많은 발전이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다음 콘텐츠에서는 검색 엔진의 역사를 살펴보려 합니다. 어떤 재미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지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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